아랍에미리트(UAE)가 풍부한 '오일머니'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대(對)한국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UAE가 15일 우리나라에 300억 달러(한화 약 37조2천600억원)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 결정은 UAE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뤄졌다는 게 대통령실의 전언이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300억 달러 투자를 결정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정상회담에서는 산업은행과 아부다비 2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의 한국 유망기업 공동투자를 위한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두 정상은 15일 오전 11시30분(한국시간 오후 4시30분)부터 1시간여 수도 아부다비의 대통령궁인 '카사르 알 와탄'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회담은 확대회담, 양해각서(MOU) 서명식, 단독회담 순으로 진행됐다.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은  아랍에미리트(UAE)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에너지, 방산, 원자력, 투자 등 4대 핵심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양해각서(MOU) 13건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초점이 '경제'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한 바있다. 이날 양국 정상이 임석한 자리에서는 MOU 13건을 비롯 순방에 동행한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별도로 체결할 MOU까지 총 30개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협력 체결 내용을 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UAE 산업첨단기술부는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Joint Declaration)'이다. '넷 제로 가속화 플랜'을 기반으로 해 탄화수소 경제, 산업 탈탄소화, 에너지 금융·투자,정책 조정 등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는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관련 MOU를 맺어, 석유공사 여수기지가 ADNOC 원유를 유치·판매하며 임대료를 납부하고, 국내 석유수급 위기시 한국이 계약 물량에 대해 우선구매권을 행사한다는 내용이다.한국과 UAE는 원자력 부문 협력 강화를 위해 '넷 제로 가속화 프로그램 MOU'도 체결했다.

 체결 내용은 원전의 제3국 공동 진출, 넷 제로 공급망, 핵연료, 투자 등의 분야에서 프로젝트를 발굴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이외에도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MOU'(SK그룹-무바달라 투자회사), '도시내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분야 양해각서'(국토교통부-UAE 에너지·인프라부), '수자원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환경부-UAE 에너지·인프라부),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원자력안전위원회-UAE 원자력규제청) 등의 MOU도 체결하고, 방산의 경우는 우리나라 방위사업청과 UAE 국방부 산하 타와준 경제위원회가 '전략적 방위산업협력에 관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국과 UAE의 관계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도약시키는 한편 MOU는 한-UAE 간의 번영에 견인차가 될 것”으로 전했다.<오수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