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모두 4개로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 글로비스, 현대제철 등이다. 요컨대 모비스와 글로비스 간 분할 합병을 거쳐 지배 구조 단순화와 기존 순환 출자 고리를 모두 끊겠다는 게 현대차 그룹의 취지다. 요컨대 투명성과 일감몰아 주기 등에서 선진화된 경영을 추진하겠다는 것.
이 과정에서는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약 4조 5천억 원을 투입, 모비스 지분 매입에 나설 계획이다.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세금만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 자금 약 4조5천억 원은 정 회장 등의 지분을 팔아 5조∼5조5천억 원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진다.
지배구조 개편이 끝나면 총수 일가는 존속 현대모비스 지분 30.2%를 보유하게 되고, 특히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의 2대주주로 등극, 경영권 승계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5월 임시 주총을 열고 이어 7월 주식 매매를 마무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위는 이번 현대차그룹의 순환 출자 고리 해소와 관련 일단 긍정적이다. 다만 공정위가 일감몰아주기 규제와 관련해 총수 일가가 계열사를 통한 간접적인 소유도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일감 몰아주기 논란 여부는 향후 관련 법률 개정이 관건일 수 있다. 이번 재계 2위 현대차그룹의 28일 ‘순환출자 고리 단절 사업 및 지배구조 개편 방안’ 발표는 삼성 등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로부터 6개월의 유예기간을 받은 삼성의 경우 순환출자 고리 단절과 관련 오는 8월 말까지 삼성 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404만 주를 처분해야 하는 상황이며 자산 총액 10조 원 이상 기업 가운데 8개 기업이 27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김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