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 빌딩>
삼성-SK-현대차-LG 4대 그룹 7년만에 전경련 복귀
재계 ‘맏형’ 단체 위상 회복은 ‘글쎄’… 정경유착 리스크에 ‘조건부 승인’도
한경협 가입 여타그룹 계열사 유동적… 삼성증권 등 일부 계열사 '미 가입'
‘헤리티지 재단’ 같은 싱크탱크 지향…‘국제 경제통’류진 풍산그룹 회장 추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 통합해 22일 한국경제인협회로 새롭게 출범했다.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 일부 계열사도 전신인 전국 경제인연합회를 탈퇴한 지 7년 만에 복귀한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재 가입하는 식인 것. 지난 2016년 말 전경련과의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이후 7년 만이다. 하지만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한경협이 예전처럼 재계의 구심점을 갖는 큰 형으로서의 역할은 아직 미지수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한경협이 혁신 방안을 얼마나 적극 실천하느냐의 여부에서다.
삼성증권의 경우도 ‘미 가입’한 상태이고, 향후 한경협 가입여부에서 여타그룹의 계열사 움직임 또한 유동적일 수 있어서 이기도하다.
특히 예전처럼의 '정경 유착 고리 관계' 설정도 예단하기 어려울 수도 있어서다.
한경협 출범으로 재계도 바삐 움직이는 모습이다.우선 재계의 경우 삼성전자는 비정기 이사회를 열고 한경연 해산에 따른 한경협으로의 회원 자격 승계 건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안을 이사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4개사도 이사회 보고 절차를 마쳤다. 이사진의 반대로 아직 확정이 안된 곳은 삼성생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SK도 지난주 4개 계열사 이사진 보고를 마치고 LG도 관련 절차를 끝낸 상태다.
현대차의 경우는 이달 말까지 각 계열사 이사회 산하의 지속가능경영위원회에 관련 보고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삼성증권처럼 재가입 여부는 불확실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삼성증권 이사회는 지난 21일까지 한경협의 복귀 건를 두고 장 시간 논의를 했지만 일단 가입은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회의에서는 한경협이 제시한 혁신안이 세부적이지 않고 정경유착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것과 향후 전개될 상황이 투명하지않고 불확실한 점 등으로 일단 복귀하지 않기로 하는데 의견이 일치됐다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경우도 임시회의를 통해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준감위는 삼성 계열사들이 한경협 복귀를 두고 향후 정경유착 등에 상당히 민감한 상황이다.
한경협 복귀에 재계의 반응도 예민하기는 마찬가지다.4대 그룹은 회비 납부와 기금 운영, 이사회 참여 등 회원사로서의 활동에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 삼성의 경우에는 준감위가 한경협 관련 자금 지출 시 준감위 검토를 거쳐야 한다는 단서도 넣는 등 철저한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한경협은 첫 회장으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추대했다. 류 회장은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한국펄벅재단 이사장,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이사회 이사를 역임했고, 미국 정재계 인사들과 교류가 넓은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시대 한미 경제 가교에도 많은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한경협은 과거 정경유착의 과오를 바로잡고 민간 주도 경제를 위한 정책 협력, 주요국 산업 전략 대응 등 많은 과제를 앞두고 경제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형 헤리티지 재단’과 같은 재계 싱크탱크로 자리매김해 나갈 것인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홍종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