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을 비롯 현대차그룹 SK그룹 LG그룹 포스코그룹(POSCO)등 국내 5대 그룹들이내년에 경영환경이 여의치 않다고 보고 비상경영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은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투자는 48조원 수준이었고 내년에는 비슷하거나 다소 줄어든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IT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들의 경우 업황이 크게 불투명하다는 이유에서다.

 

전자 IT 부문의 경우는 예전 수준일 전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설비투자의 경우 차세대 라인의 완공시점을 다소 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한편 반도체 시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 우세한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고용의 경우도 올해 수준을 유지할 것이 우세하다. 삼성그룹은 국가경제와 맞닿는 부분이 큰 까닭에서다. 신규 고용을 크게 줄링 경우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고용의 경우 큰 수익을 내고 있는 IT전자 부문과 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인 신수종 사업 등에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2년 전 오는 2020년까지 이같은 신사업 분야에 23조3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상황 및 국내 경제 흐름을 예의 주시하며 내년 투자 및 고용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비교적 내실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계 자동차 수요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가한국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전세계 자동차 수요는 8080만대로, 올해(7815만대)에 비해 3.4%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2011년(4.8%)과 2012년(5.9%)의 성장세보다 낮은 것으로, 유럽발 재정위기가 지속되고 신흥시장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는 올해(155만대)에 이어 내년(153만대)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우려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내실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이처럼 수요와 함께 내년 경기상황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고 이를 경영전략에 포함하는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양보다는 질에 초점을 맞춘 경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측은 해외에서의 제값받기, 품질개선, 고급차종 판매 확대 등 질적 성장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으로 밝힌 바 있다.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고용은 계속될 전망이다. 올해의 경우 현대차그룹은 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14조1000억원)와 고용(7500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그룹은 내년 경영환경이 전체적으로 쉽지는 않다고 보고, 계열사별로 구체적인 내년 사업계획이 수립되지 않았지만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이에 따른 전략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불황에 신속대응을 위해 계열사를 대대적으로 줄이는 등 ‘선제공격’에도 본격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규모와 고용 등도 올해와 비슷하거나 줄어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고경영자들은 경제연구소의 각종 지표와 자료를 심도있게 응시하며 사업 방향을 조율 중이다.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SK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한 CEO 세미나에서도 글로벌 경제침체 장기화 등 경영환경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면서 각 계열사 중심의 지속적인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기 위해 그룹 경영 시스템을 진화 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이를 적극 실행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최 회장은 각 사 중심의 수평적 그룹 운영체계를 통해 3차 도약을 해야 할 시점으로 판단, 지주회사 전환 이후부터 줄곧 고민해 온 각 계열사 중심의 성장 플렛폼을 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LG그룹의 경우도 내년 세계경기가 저성장 국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에서 수립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의 올해 투자규모는 16조4000억원이다.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LG이노텍과 LG실트론 등 전자부품 계열사를 시작으로 약 한달 간에 걸쳐 올해 사업성과를 점검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업적보고회를 추진 중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실물경제 위축과 브릭스로 대표되는 신흥시장의 성장 둔화에 따라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고객가치를 선반영한 시장선도 상품 개발과 새로운 성장시장 모색을 통해 글로벌 경쟁을 리드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각 계열사의 내년도 사업계획은 각 사업부문별로 시장선도 상품 출시 계획과 이를 위한 선제적인 R&D 투자 계획, 또 OLED TV 디스플레이와 같은 분야에서 선도적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한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 이를 적극 검토 추진한다는 것.

 

환율 상승 등 국제 금융시장 불안 재 점화 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해 환리스크를 비롯한 빈틈없는 재무 관리의 필요성도 중요해진 만큼 대비를 철저히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LG는 차세대 먹거리 육성을 위한 R&D투자 확대 기조를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올해 R&D에 4조9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는 5년 전인 2008년 R&D투자액 2조8000억원에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4조3000억 원보다 6000억 원이 증가한 것이다.

 

포스코의 경우는 경영실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비상경영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역시 내년도 경기상황을 여타 그룹과 비슷하게 보고 있다. 글로벌 경기의 변화상황에 실시간 대응하는 시나리오경영을 하고 있어 내년도 경영계획은 현재 시점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포스코는 경기부진 심화를 가정하는 S4 시나리오에 맞춰 경영계획을 수립중인 가운데 내년에도 S4나 조금 완화된 S3 정도의 시나리오에 맞춘 경영계획을 예상하고 있다.

 

투자수준은 연결기준으로 올해 수준인 8.4조원 정도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 채용 계획은 다음 달 발표될 전망이다. 올해 포스코 패밀리 기준 6600명을 채용한 바 있다. 관련 업계는 포스코가 내년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곧 비상경영을 수립 발표할 예정이어서 재계와 일반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상경영계획의 발표는 그룹사들 가운데 이례적이어서 그 내용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13년 경영 환경에 대한 설문한 결과 62%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안 좋을 것으로 전망했다.<서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