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일대에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삼성ㆍLG 가문이 자리잡고 있다.
이 회장 집 뒤에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부근엔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동생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과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거주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이곳이 주거지다.
이곳에는 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도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뒤늦게 한남동으로 온 경우다.
성북동과 한남동에 모여 살고 있는 이유는 풍수적인 이유라고 한다.
성북동은 북쪽에는 북한산이 서 있고 서울 성곽이 부채꼴로 에워싸고 있어 예로부터 명당으로 꼽혔다고.
또 부자를 끊임없이 배출하는 터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한남동 역시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굽어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 지형이라고 한다.
성북‧한남동 재벌 핵심 거처
성북동과 한남동이 부촌 대열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올린 것은 군사정권 시절이던 1960년대부터. 당시 정ㆍ관계 실력자들은 청와대가 가까운 성북동에 많이 모여 살게 된 것.
정권과 가깝게 지내야 했던 재벌과 부유층이 대거 성북동 일대로 이주했고 자연스레 재벌1세대의 핵심 주거지가 됐다는 것이다.
한남동 역시 과거 육군본부가 있던 서울 용산을 중심으로 군 출신 실세들이 모여 살자 재벌가들도 하나 둘 모이면서 부촌이 형성됐다는 설이다.
재벌들이 모여 있는 만큼 이곳의 분위기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것.
강북의 부촌 중 하나로 평창동이 꼽힌다. 1970년대 중반 개발이 본격화면서 당시 문화ㆍ예술계 인사들이 먼저 자리를 잡기 시작한 이후 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부호들이 주거타운으로 선호하면서 지금의 부촌으로 자리 매김 됐다는 것이다.
평창동은 한남동이나 성북동과 달리 재벌은 그리 많지 않다고. 신준호 푸르밀 회장, 구자두 LB인베스트먼트 회장 정도가 전부라고.
그러나 수려한 자연 경관과 광화문과 가까워 외국계 기업 지사장이나 외국 대사 상당수가 고급 주택을 빌려 살고 있다. 최근에는 변호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도 새로운 수요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토탈미술관, 가나아트센터 등 다수의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문화ㆍ예술인들이 입주가 부쩍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수 서태지가 이곳에 1000㎡가 넘는 고급주택을 건축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강남 청담동 세 번째로 선호
강남 청담동은 성북동, 한남동에 이어 세 번째로 재벌가가 선호하는 지역이다.
특히 젊은 총수들이 많다. 해외 유학파가 많은 재벌 3ㆍ4세들의 생활 편의성과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특성이 반영된 듯하다.
이곳에 거주하는 재벌가로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몽진 KCC그룹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의 장남인 조원국 한진중공업 상무,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임세령씨 등이 있다.
하지만 이곳엔 재벌보다는 전문경영인, 벤처기업가, 전문직 종사자, 연예인들이 주로 모여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연예인이 많다. 조영남 강부자 박상원 이미숙 등 중견 연예인을 비롯해서 전도연 김희선 송승헌 한채영 황신혜 김현중 강수연 김민종 채시라 차승원 황정민 설경구-송윤아 부부 등 등 많은 연예인이 둥지를 틀고 있다.
또 강남의 도곡동-대치동 일대도 빠지지 않는다. 1990년대 후반 막강한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부촌으로 성장한 지역. 2000년대 초반 타워팰리스 등 호화 주거시설이 들어서면서 도곡동-대치동 일대는 신흥 부촌으로 급부상.
그러면서 성북구 성북동에 살던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과 종로구 신문로2가에 살았던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도곡동에 합류했다고.
서초동은 각계각층의 부자들이 골고루 분포돼 있다. 교육ㆍ법조ㆍ경제ㆍ언론ㆍ예술ㆍ체육계 등 다양한 분야의 유명인사들이 살고 있다.
서초동 나이 ‘지긋’ 전통 부자들
서초동의 경우 직군별로 조금씩 다르다. 초고가 빌라들이 밀집해 있는 서리풀공원 일대의 경우 대기업 오너 등 나이가 지긋한 전통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이운형 세아제강 회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남부터미널 인근의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서초슈퍼빌은 '별들의 아파트'로 불린다. 군인공제회가 사업 시행을 맡았기 때문에 현직 또는 퇴역 장성들이 많이 살고 있어서다. 이밖에 학계 및 연예예술계 인사들도 상당수 거주하고 있다.
또 서초동은 정치권 인사가 가장 많이 사는 부촌이다. 김세연 여상규 정우택 주영순 김회선 최경환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등이 서초동 일대에 본인 혹은 배우자 명의로 집을 보유하고 있다.
이촌1동도 과거부터 부촌이다. 1960년대 후반 대규모 주택지가 조성되면서 신진 정치세력과 부자들, 연예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부촌이 형성됐다.
현재 이곳에는 정ㆍ재계와 연예계 인사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다른 부촌과 달리 20~30년씩 그대로 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강남의 부촌 1번지 압구정은 70년대 강남개발정책에 부응 가장 먼저 형성된 부촌이다. 전직 고위관료와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등 기업인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현재 아파트가 낡아지면서 밀리고 있다. 압구정의 명성은 현재도 여전한 편이다.
이밖에 마포 상암동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국무총리와 당대표를 지낸 인사를 비롯 전직 관계 고위관료 등 정관계 인사 등이 상암 월드컵파크 아파트 등 에 거주하고 있다. 광화문 여의도가 가깝기도 하고 새로운 친환경 주거단지라는 매력이 있어서다.
월드컵경기장과 월드컵공원, 난지도, 노을공원, 평화공원 등 친 환경이 조성되고 MBC SBS KBS JTBC 등 미디어 방송시설이 들어서면서 방송 관계자 연예인들도 속속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다.
또한 외국인 학교, 벤처 연구센터들이 주변에 자리를 하면서 외국인들과 전문직 종사자들도 상암월드컵파크 아파트에 거주하기 시작,
재벌가의 부촌은 아니지만 ‘새로운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정관계자, 강남의 전문직, 여의도의 방송․금융관계자, 외국인 학교 개설 등에 따른 관계자들의 수요로 채워지며 강남과 여의도를 융합한 ‘신도시 부촌’으로 형성해가고 있는 중이다.
<박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