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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검찰, 수백억 원대 불법 리베이트 혐의 ‘포착’ 본격 수사

 by : sunday-etimes | 작성일 : 13-06-17 19:44
조회 : 3,510  
 
'병원 직영의약품 도매상’ 영업 이익 일부 기부금 형태 제공
 
제약회사 의약품 거래 장부 조작 차명계좌 이용 등 방식
도매상에 차액 남겨 도매상이 이를 ‘기부금’ 형태로 병원 지급
 
검찰이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 세브란스 병원을 비롯 각‘대학 병원에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국내 대표 격 병원 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세브란스병원의 경우는 300억 원대에 이르는 의약품 불법 리베이트와 관련해 검찰이 조사 중이다.
 
검찰 수사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원광대병원, 건국대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등 6곳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각 병원들의 리베이트 혐의 액수는 세브란스가 36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성모(250억 원), 원광대(20억 원대), 건국대(15억 원), 대구가톨릭대(14억 원), 고대 안암(4억 원) 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11월 리베이트를 받은 쪽도 함께 책임을 묻는 ‘쌍벌제’ 시행 이후 대형 대학병원들이 이처럼 무더기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추적했다.
 
병원들은 불법 리베이트를 대규모로 제공 받았다는 의혹도 충격적이지만, ‘기부금’이라는 명목을 차용한 점이 큰 반향을 주고 있다.
 
 당국의 단속망과 법규를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도록 ‘변형된’ 리베이트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이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리베이트 제공 행태가 교묘해지고 음성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 병원들은 ‘쌍벌 제’ 등 법망을 피해 중간에 직영 도매상을 만들어 의약품을 납품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O사(세브란스), V사(서울성모), O사(대구가톨릭대), B사(고대 안암), N사(건국대)등 각 병원을 전담하는 도매상들이 그것이다. 이들 도매상이 리베이트 창구라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 검찰은 이들 도매상이 리베이트 전달에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다.
 
 제약회사가 의약품 거래 장부 조작이나 차명계좌 이용 등의 방식으로 도매상에 차액을 남겨주면, 도매상이 이를 ‘기부금’의 형태로 병원에 지급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도매상들이 제약사와 대학병원과의 리베이트 ‘통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 전격 조사 중이다.
 
관할지 따라 지검 배정
<일요경제시사>가 취재한 결과, 대학병원들에 앞서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수사반(반장 전형근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검사)도 지난 4일 기부금 형식으로 이들 병원에 의약품 리베이트를 한 혐의를 받고 있던 의약품 도매업체 3곳을 전격 압수 수색 조사 중이다.
 
검찰은 검사와 수사관을 서울 방배동, 원효로, 용인에 위치한 의약품 도매상에 보내 회계장부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 됐다.
 
압수수색 대상이 된 도매상들은 각각 서울성모병원과 고대 안암 병원, 인제 백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업체들로, 대학 기부금을 ‘가장’, 수백억 원대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다.
 
같은 혐의로 관할지에 따라 서울서부지검, 서울동부지검, 대구지검 등에서 나눠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압수물 분석을 토대로 의약품 도매상 관계자와 병원관계자 등에 대해 소환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리베이트 수수혐의를 받고 있는 병원의 관할 등 ‘성격’에 따라 서울성모병원과 고대 안암병원, 인제백병원 등에 대한 수사는 정부합동 리베이트 전담수사반이, 세브란스병원은 서울서부지검이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 됐다.
 
 또 원광대 병원은 전주지검이, 건국대 병원은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이다. 현재 국내병원 대부분의 물량을 책임지고 있는 일부 대형 도매상들인 ‘병원 직영의약품 도매상’의 경우는 제약회사에는 ‘갑중의 갑’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월적 지위가 상당할수록 이를 악용, 리베이트를 ‘한층 더 조성’할 수가 있다.
수사 중인가운데, 일부 대형병원들은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 개념의 ‘병원 직영의약품 도매상을 통해 기부금 형태의 리베이트를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도매상들은 실제 대형병원과 ‘끈끈한 특수 관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주요 거래처 지분‘위장’
지난해 약사법이 발효되면서 병원들이 50% 이상의 지분을 가진 도매업체와의 거래를 금지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주요거래처였던 제약업체들에게 해당 도매업체의 지분을 넘기는 수법으로 교묘히 법망을 피해 ‘리베이트 범죄’에서 비켜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병원의 소유가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업체들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법으로 도매상들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과거 의약품 리베이트 실상을 보면 제약사가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건네는 게 ‘관행’이었다. 하지만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리베이트는 의사 개인이 아니라 병원으로 ‘방법’이 바뀌었다.
 
현재는 병원을 가지고 있는 대학 재단이 아예 의약품 도매업체를 직접 만들어 운영 중이다. 병원에 안정적으로 의약품을 공급한다는 ‘취지’였으나 규모가 커지면서 병원의 직영 도매업체는 제약사와 하위 도매업체를 좌지우지하는 ‘갑중의 갑’인 ‘슈퍼 갑’으로 변했다.
 
 제약사와 의약품 도매업계는 병원 직영 도매업체가 병원에 필요한 의약품을 전담하기 때문에 병원을 등에 업고 있는 직영 도매업체에 리베이트를 줄 수밖에 없게 됐다.
 
병원이 의약품을 구매하는 방식에는 별다른 제한은 없다. 국공립병원은 공개 입찰을 통해 도매업체를 선정해 의약품을 공급 받도록 돼 있다. 하지만 사립병원은 공개 입찰이든 수의 계약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가 있다.
 
한 예로 연세대학교 재단은 1992년 자본 100%를 출자해 의약품 도매업체를 설립했는데 이 도매업체는 세브란스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동시에 연세대학교 재단에 기부금을 냈다. 2010년과 2011년 각각 168억 원, 192억 원을 기부금 명목으로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병원이 50% 이상 지분을 가진 도매업체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약사법의 제정도 그런 연유 중하나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 직영 도매상’이 법망을 피해오고 있는데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약사법을 교묘하게 비켜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세브란스병원 ‘재단 지분?’
세브란스병원의 경우 기존 거래처와 거래를 잠정 중단하고 다른 도매업체인 지오영과 1년 거래 계약을 맺고 거래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사이 연세대 재단은 기존 거래업체의 간판을 바꾸고 약사법과 관련해 ‘지분 51%수준’ 절차를 밟는 등 합법적으로 이를 악용, 기존 거래 선과의 ‘유대’를 할 수 있도록 교묘하게 법망을 비켜나가는 식이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이러한 부분을 집중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러한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세브란스병원의 경우는 도매상과의 리베이트 의혹 외에도 지난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의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과 관련해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오른 형국이다.
 
사건의 범인 윤모씨의 형집행정지와 관련, 주치의의 허위·과장 진단서 작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3일 주치의가 근무하는 병원을 압수수색 조사 중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약 9시간동안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 병원을 압수수색, 윤 씨에 대한 진료기록 등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모 교수를 소환하기로 하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영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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