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한의학박사  서울한의원 원장>   

 

 

 

 

 

섹스를 놀이로 정의내린 사람은 호이징가입니다.
호이징가는 놀이를 노동과 구분지어 ‘결과물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순수한 유희 행위’로 저의했습니다. 섹스는 어른들의 놀이인 셈입니다.

섹스는 어른들이 놀이인 동시에 상당한 에너지 소비를 요하는 육체적 할동입니다. 1회 섹스에 평균 300Kcal가 소비된다고 하니 섹스는 얼핏 막노동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목적 없는 임의의 행위에 과도한 에너지를 쏟아 붓는다는 것이 얼핏 비겨제적인 이야기로 들리지는 않습니까?

어린이들의 놀이를 한번 살펴볼까요? 어렸을 때 우리는 숨바꼭질이나 술래잡기 같은 놀이를 많이 했습니다. 슬래가 되면 숨어 있는 친구를 찾아내기 위해 골목 곳곳을 뒤집니다.

쓰레기통 뒤나 전봇대 뒤에 숨어 있는 친구를 찾아냈을 때의 희열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습니다.

또한 자신이 숨은 곳을 향해 술래가 시시각각 다가올 때의 긴장감은 또 어떠했습니까. 총싸움이나 칼싸움 같은 전쟁놀이 역시 비슷한 자극을 전달합니다.

근래 들어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 되면서 골목이 사라지고 컴퓨터의 보급으로 신체를 이용한 놀이는 많이 줄어들었습니다만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배우고 위험한 일과 안전한 활동에 대한 저정보를 얻습니다.

놀이는 자라나는 아아딜의 근육 조직을 성숙시키고 두뇌에 적적한 생리학적 자극을 줍니다.
섹스 역시 마찬가지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적당한 섹스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한편 무력화된 조직을 알맞게 수축시켜 줍니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왕성하게 분비시켜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주고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농도를 높여 심장병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무엇보다 섹스의 황홀경은 일상생활에서 얻은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데 유익이 됩니다. 어린아이들의 놀이와 마찬가지로 섹스는 성인에게 신체적 정신적으로 꼭 필요한 행동입니다.

 

호이징가는 섹스를 비롯한 인간의 활동이 놀이가 되기 위해서는 일정한 조건 하에 놓여 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첫째, 자유로운 상태에서 즐겨야하고 둘째, 일상이 아니어야 하며 셋째, 격리된 장소와 제한된 시간을 정해놓아야 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지금은 딸이 더 귀한 시대가 되었지만 배란일에 교접을 해야 아들을 낳는다는 근거 없는 이유로 많은 부부들이 날짜를 정해 섹스를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들의 입을 빌면 목적성을 띤 관계 맺기는 흥분을 반감시키더라는 것입니다. 부부간의 의무 방어전이니 하는 것들도 성적흥미를 저하시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놀이로서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독립군처럼 사명감만 남은 섹스는 아무리 생각해도 노동에 가깝습니다.

 

섹스를 노동으로 보든, 놀이로 보든 간에 섹스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줍니다. 대부분의 성인은 섹스를 삶의 범주 안에 두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대학을 가기 싫어 포기한 사람과 가고 싶어도 성적이 되지 않아 포기한 사람과의 차이는 천지지차입니다. 의도가 있음애도 기능에 고장이 나서 밤이 두려운 남녀들에게 필자는 ‘말 걸기’를 시도하려 합니다.

흔히 발기부전을 노년기성 장애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새벽에 퍄니스가 서지 않으면 ‘나는 다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성기는 신체기관 중 가장 노화가 늦게 찾아오는 장기입니다. 사오정(사십 오십이면 정년), 오륙도(오십 육십까지 회사에 남아있으면 도둑)하는 식의 무시무시한 정년설에도 ‘성에는 정년이 없다’라는 말은 끄덕없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인간의 신체 중 가장 빨리 노화되는 기관은 얼굴 부위를 덮고 있는 피부입니다.

 

우리 몸을 꼼꼼히 감싸고 있는 피부는 자외선에 취약하기 때문에 20대 중반이 되면 얼굴에 잔주름이 드리우기 시작합니다. 관리하기에 따라 약간의 편차가 있기는 하지만 눈이 어두워지는 시기는 40대 중반으로 잡습니다.

그에 비해 ‘밥 숟가락 들 힘만 있으면 자식을 볼 수 있다.’라는 옛말은 인간의 성기능이 그많큼 오랜 지속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발기부전은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이 아니라 병증입니다. 힘이 방향을 얻으면 기가 되는데 인체 내의 기가 비뚫어지면서 몸에 병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발기부전은 신체 내 기의 경로가 엉망이 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발기를 한자로 표기하면 勃起입니다. 일어날 발(勃)자와 아들 자(子)와 힘 력(力)자가 들어있습니다.

 

발기는 곧 남자의 힘을 말합니다. 영어로는 Erection입니다. 남근이 살아서 일어서는 것을 뜻합니다. 발기는 음경에 양기가 충만해진 현상으로 겨울을 딛고 일어서는 새싹과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발기는 목기의 시각적 발현입니다. 인체의 기혈이 하부로 몰리지 않고 어긋났을  때 남성에게는 발기부전이 여성에게는 불감증이라는 병이 나타나게 됩니다.

발기 부전을 설명하기 위해 발기가 성립되는 과정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시각이나 촉각에 의해 일정한 자극이 대뇌에 전달되면 척수와 발기중추에 발기 명령이 전해집니다.

 

이어서 간(肝)에 장되었던 혈액이 간 명맥을 따라 음경의 해면체로 몰립니다. 일정량의 혈액이 유입된 음경은 풍선 부풀 듯 부풀어 오르게 되는데 피노키오의 코처럼 끝없이 자ㅏ면 좋겠지만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는 커지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11cm정도의 크기가 되면 단단해지면서 삽입시의 모양이 결정됩니다. 이때 유입된 혈액량은 평상시 부드러웠을 때의 음경에 비해 7배에 육박합니다.

 
여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간경맥을 따라 유입된 혈액이 음부로 몰리면 클리토리스를 비롯한 질구가 팽창하면서 부드러워집니다.

남자의 발기와 비슷한 상태에 놓이게 되는 것입니다. 발기가 되어야 행위가 순조로운 것은 남녀에 있어 큰 차이가 없습니다.

간경맥에 이상이 생기면 성기에 모여야 할 혈액이 유입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합니다.
적절한 자극을 받아 머리는 흥분했는데 발기가 되지 않으면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겠지요. 남자의 성에 대한 자부심은 여자들의 상상 이상입니다.

 

발기부전은 일상생화에까지 지장을 초래해서 범사에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들거나 의욕을 잃게 합니다. 어느 중년 환자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느날 남자에게 발기부전이 찾아왔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밤이면 밤마다 혼자 끙끙 않았습니다. 아내에게 고백할 용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결국 남들이 마다하는 중국 공장으로 파견을 자청에 떠났습니다. 몇 개월이 지나도록 바쁘다는 핑계로 남편이 귀국하지 않자 아내는 남편을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딴 살림을 차린 줄로 오해했던 것입니다. 날을 잡아 남편의 숙소에 들어닥친 아내는 비로소 남편의 진실한 고백을 듣게 됩니다.삽시간에 부부상봉의 자리는 눈물바다가 되어버렸습니다.

 

 생각보다 이와 비슷한 예가 많다는 사실은 발기부전이 그만큼 남에게 털어놓기가 쉽지 않은 질병이라는 뜻입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한없이 나약해서 자존심에 조금만 생채기가 나도 길길이 흥분하면 괴로워합니다. 발기부전은 몸의 이상 반응으로서 병증임이 확실한데도 남자들은 자존심에 깊은 상처를 받습니다.

 

남몰래 고민하다가 그릇된 방법을 동원해 혼자 해결해보려고 합니다. 여자의 불감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남편의 접근을 피하기 위해 거짓으로 생리대까지 차고 잤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불감증이 심화되면 성교통으로 이어집니다.

 

아내로서이 역할으 다하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에에 일상생활의 활기를 잃는 사람도 많습니다. 순간을 피하는 방법으로는 아무 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이제 발기부전과 불감증을 똑바로 응시해야 할 때입니다.<02)711-68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