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연지 올해로 600주년이 된 남대문 시장. 이 곳은 현재 하루 평균 이용객만 40만 명을 웃돈다. 365일, 24시간 열리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으로 자리 매김했다.
최초의 근대적 시장이고 이제는 전통이 가장 많이 남아 있어 관광객들의 단골 방문지가 된 곳이다. 장사를 시작한 지 50년인데도 아버님 할아버님이 아들 손주 손을 잡고 찾아오는 곳이 됐다는 한 시장 가계주인의 말이 이곳에서는 낯설지 않다.
이제는 등록된 상인만 5만 명, 점포 약 1만 개에 천 7백여 개 품목이 거래돼 고양이 뿔 빼고는 다 있단 말이 나올 정도인 이 곳은 앞으로 문화와 역사를 접목해 세계적인 관광 시장으로 발전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때 일본 전직 관료 이권
남대문(숭례문) 주변은 조선 건국 때부터 인근 종로 시전행랑(市廛行廊)의 영향으로 크고 작은 장이 섰다고 한다.
본격적으로 시장 공간이 된 것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뒤였다고 전해진다. 조선 후기 인문지리서 ‘동국여지비고’에 따르면 한양 장시(場市·정기시장)는 4곳 하나가 남대문의 칠패(七牌)였다. 칠패란 원래 왕을 호위하던 어영청 소속 군인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 초소가 남대문 근처에 있어 남대문시장을 칠패장이라 불렀다는 것.
당시 남대문시장은 소금과 자기, 볏짚이나 싸리, 대나무 제품과 젓갈류를 많이 취급했다고 한다.
난전(亂廛) 성향이 강했던 시장이 지금 위치에 정착한 건 1897년 도시근대화사업의 하나로 선혜청 창고 터에 창내장(倉內場)이란 시장의 이름으로 올라간다.
현 남대문시장 A동과 B동 사이 정도라는 후문이다. 개항 직후라 해외 상인도 몰렸는데 1907년 기준 조선인 50%, 일본인 30%, 중국인 20%로 구성됐다. 당시 남대문시장은 시장 규모 2위였던 동대문시장보다 거래액이 2.6배 이상 컸다고 한다.
그러나 융성하던 시장도 일제강점기는 비켜가지 못했다. 조선총독부는 1914년 ‘시장규칙’을 반포하면서 구식시장이라며 남대문시장의 해체를 시도후, 일본인 전직 관료나 경제인이 관리하며 이권을 챙겼다고 전해진다.
“괄목할 만한 발전 가능성”
광복 이후에도 6·25전쟁과 1000여 점포 전소 등과 깡패조직 명동파의 ‘엄복만파’가 상인들의 고혈을 챙겼다고 전해져 오는 가운데 1957년 서울시가 남대문시장상인연합회에 운영권을 이양하며 주먹들의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양키시장’ ‘도깨비시장’으로 불리며 발전해왔다. 도깨비방망이처럼 뭐든 구할 수가 있고, 단속반을 피해 ‘치고 빠진다’는 유명세를 탄 곳이기도 하다.
1980년대 들어서는 주방용품 주단포목 공예품 골목이 형성되며 전문상가 중심 시장으로 성격이 바뀌었고, 90년대는 의류 잡화에 이르기 까지 종합 재래시장으로 면모를 다졌다.
“남대문 시장은 잘 아시다시피 어디로 보나 괄목할 만한 발전가능성을 갖는 곳입니다.”
패션 상가 ‘커먼프라자’를 활성화 시켜 남대문 시장 발전에 주목받은 데 이어 대도윙스타운을 현대식 상가로 활성화하는데 성공하는 등, 관심을 받아온 주경액세사리 설주환 회장의 말이다. 그는 남대문 시장과 함께 40여 년을 함께 해오며 지켜본 산증인으로 불리우며 남대문시장 ‘상가 변화와 활성화’에 애착이 그 누구보다 크다.
남대문 시장은 이러한 변화와 발전을 해오며 액세서리 등 장신구가 인기를 갖는 곳으로, 일본 관광객은 물론 중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전통과 영향력을 지닌 시장으로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 재래시장이 된 것이다. 향후 서울시는 이곳을 관광 쇼핑을 중심으로 한 특화지구로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갖고 추진 중에 있다. 이에 따른 상가활성화도 예상되고 있다. <김용숙 기자>
‘문화 관광 형 시장’… 관광객 증가 추세
600년의 역사를 간직한 남대문시장이 관광객 명소의 전통 재래시장으로 자리를 더욱 굳히고 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서울의 명소가 된 것이다. 명동과 근접해 있고 신세계백화점 등 서울의 주요 건물과 나란히 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는 남대문 시장과 ‘상생 협력’을 맺고 있기도 하다.
이곳은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쇼핑몰이 주류를 이루며 인삼, 김을 파는 가게, 테이크 아웃 족발집 등이 있고, 안경전문점을 비롯 관광 명소인 만큼 액세사리 점이 눈길을 끈다.
전문매장 ‘주경액세사리’도 볼 거리
액세사리의 경우는 수 출입, 도 소매 등 전국의 90%가 이곳에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회현역 바로 앞에는 남대문 시장 최초 액세서리 전문매장인 ‘주경액세사리’가 ‘남대문 시장의 액세사리’를 쉽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1층과 지하에서 다양한 품목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거리엔 잡화, 길거리음식 등 노점상들이 차지하고 있고, 그 자리는 해가 지면 포장마차가 야시장의 운치를 만끽하게 해주기도 한다. 일본 관광객은 물론 중국 요우커(관광객) 등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광객은 해가 갈수록 증가할 전망이다.
‘한중 FTA’ 타결로 더욱 그럴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남대문 시장은 정부로부터 ‘문화 관광 형 시장’으로 선정돼 이를 본격화 중이다. <숙> <사진: 남대문 시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