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당국에 따르면 현대상선, 포스코, 코레일 등 국내 3개 기업 컨소시엄은 지난달 24일부터 북한 나선특별시 나진항에서 경북 포항항으로 러시아산 석탄 3만5000t을 실어 오는 시범운송 사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코레일과 현대상선, 포스코 실무진이 현지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 최근 방북 신청을 하고 현지를 시찰 중이기도하다는 것이다.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3사 컨소시엄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 등 우리 측 점검단 13명은 열차를 타고 러시아에서 북러 국경을 지나 나진항이 있는 나선특별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28일까지 북측에 머물면서 나진항과 연계된 육해운 복합물류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기술적 점검도 한 것으로 알려진다.

 

러시아산 석탄을 실은 벌크선도 지난달 28일 나진항에서 남녘을 향해 출항해 다음날 입항했다. 시험적으로 출항한 벌크선이 처음으로 포항에 들어오면서 남북러 경제협력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본격화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의 시범운송 사업이 본격 가동될 경우 국내 기업이 러시아산 석탄을 이전보다 싼 값에 도입할 수 있다. 경제파급효과가 엄청날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국은 시험적으로 남북한과 러시아의 3각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구간은 향후 부산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북한 내 첫 사업 구간이어서 이 프로젝트도 향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계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한국 컨소시엄사들이 참여를 추진하고 있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수출 화물을 북한 나진항으로 끌어들여 나진-하산 구간 철도와 러시아 대륙을 관통하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해 유럽까지 운송하는 복합 물류·운송 사업이다.

 

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 연결이란 장기 프로젝트의 시범사업이자 한국 정부의‘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실현하는 첫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운송사업은 러시아 프리모르스키 지방 하산에서 나진항까지 54㎞ 구간은 철도를 이용하고, 나진~포항 간은 해상으로 운송하는 방식이다. 나진~하산 철도 구간은 이미 러시아 측이 개보수를 마친 상태라고 한다.

 

코레일 측에 따르면 러시아 측과 북한 측 간 레일 궤도 폭이 다른데 이번 시범운송을 통해 이 코스로의 석탄 운송에 장애가 없는지 확인한다는 것.

코레일 등 3사는 러시아 하산〜북한 나선의 54㎞ 구간 철도 개·보수 및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 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 중이다.

 

한국은 북한과 함께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먼저 시작한 러시아 측의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간접 참여 중. 2008년 7대 3의 지분 구조로 설립된 러시아와 북한의 합작기업인 ‘라선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절반을 사들이는 우회 투자 방식.

 

포스코, 현대상선, 코레일 등 3사로 구성된 우리 기업 컨소시엄은 5.24 조치를 우회하기 위해 라손콘트란스의 러시아 측 지분 가운데 50%를 1800억〜2000억 원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프로젝트 참여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남북 경협은 물론 박근혜 정부가 구상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관련이 있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는 극동부터 아시아, 유럽을 잇는 초 국경 경협 프로젝트 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우리 기업 컨소시엄의 사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나진~하산 프로젝트 첫 운송사업의 경제성이 입증되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이 크게 탄력을 받을 전망. 이 구간이 시베리아횡단철도의 북한 내 축이 돼 향후 남한의 동해북부선과 연결되면 부산에서 러시아를 거쳐 유럽으로 여객과 화물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철도시설공단 2018년 예정 공사

철도시설공단은 오는 2018년 말까지 예정으로 포항~삼척간 철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렇게 되면 2019년부터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강릉까지 열차 운행이 가능해진다. 향후 북한 내 나진〜청진〜함흥〜고원〜원산〜고성 구간까지 연결되면 TSR의 한반도 축이 완성되는 것이다.

 

러시아 측은 합자회사 설립이후 러시아 국경 역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54km 구간 철도 개보수에 착수해 지난해 9월 공사를 마치고 열차 운행을 시작했다. 개 보수된 나진-하산 구간 철도에는 러시아식 광궤(1천520㎜)와 한반도식 표준궤(1천435㎜) 선로가 나란히 깔려 그전까지 시속 30~40km 정도의 속도밖에 내지 못하던 열차가 시속 60~70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게 됐다.

 

 철도 개보수에 이어 올해 7월에는 화물 환적을 위한 북한 나진항 3호 부두 현대화 사업이 마무리됐다. 북한은 지난 1991년 나진·선봉을 자유무역지대로 선포하면서 나진항을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했다. 나진항은 러시아의 TSR로 연결되는 나진-하산 구간 철로가 부두 앞까지 연결돼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나진-하산 구간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로 물류·운송 사업에 필요한 기본 인프라는 갖췄지만 화물 유치가 관건인데, 러시아는 나진항으로 연결되는 중국 철도와 연계해 중국 화물의 수출 통로로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은 지난 2007년 나진-하산 구간 철도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를 남·북·러 합작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했었으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하던 중, 2010년 천안 함 사건 이후 취해진 5ㆍ24 대북 제재로 사업이 중단됐다.

 

어쨌든 엄청난 경제적 부가가치 파급효과와 ‘통일대박’에 재계는 물론 일반 관계자들은 주목하고 있다. 남북러 ‘3국 물류망’ 통합으로 한반도 ‘황금시대’에 큰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러한 TSR과 함께 TCR (TRANS CHINA RAILWAY 중국 경유 횡단철도)도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도 일각에서 일고 있다.

 

TCR은 중국의 렌윈 항에서 출발, 카자흐스탄과의 접경지역인 아라산 입구와 카자흐스탄 드루즈바(Druzhba), 러시아의 모스크바, 베를린을 거쳐 로테르담으로 이어진 총연장거리 1만 2,971㎞의 철도다. 한-중 FTA 타결을 계기로 평택 항과 옌타이항간의 열차페리를 연결해 한반도와 중국을 잇는 ‘황해-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비단길을 열어가자는 것.<최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