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약초로 면역력 강화, 우울증 개선, 갱년기 여성 건강에 좋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백수오에 ‘주의보’가 내려졌다.

 

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 대부분이 식용이 금지된 ‘가짜 백수오’ 성분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가짜 백수호’를 먹을 경우, 간독성·신경쇠약 등 부작용을 유발하는 등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08년부터 아예 식품 원료로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한국소비자원이 서울서부지방검찰청 및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과 함께 유통 중인 백수오 제품 32개에 대해 유전자 검사를 한 결과, 실제 백수오를 원료로 사용한 제품은 3개(9.4%)에 불과했다.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를 사용한 제품은 21개(65.6%)로 드러났다. 백수오 대신 이엽우피소만을 원료로 한 제품이 12개(37.5%), 백수오와 이엽우피소를 혼합한 제품이 9개(28.1%)였다.

 

이번 소비자원의 조사에서 이엽우피소는 백수오와 외관이 비슷하지만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아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는 식물이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나머지 8개 제품(25.0%)은 백수오 원료 사용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이 중 2개 제품은 제조공법상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데도 백수오가 검출되지 않았으며, 6개 제품은 제조공법상 제품에 유전자가 남아있지 않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소비자원은 또 “최근 백수오 수요가 급증하자 업체들이 재배 기간이 짧고 가격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둔갑시켜 유통·제조·판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해당업체로 거론된 내츄럴엔도텍측은 소비자원의 시험방식 등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을 상대로 법원에 조사 결과 공표금지 가처분 신청뿐 아니라 관련 민․형사상 소송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회사는 또 이미 임상 결과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의 허가를 받았으며, 소비자원이 폐기하라는 백수오 재고 28t은 당사가 요청한 공동 연구나 제3의 공인시험기관 시험 결과를 얻을 때까지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소비자원 발표 직후 올해 2월 진행된 식약처 검사 결과를 토대로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둔갑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원이 분석한 백수오 샘플은 지난 2월 식약처가 유전자검사를 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던 샘플이라는 것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논란이 커지자 식약처는 조사를 다시 실시해 5월초까지 결과를 밝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소비자원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제품’의 시료 확보, 시험 과정 등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아래 회수․폐기 권고를 거부한 내츄럴엔도텍에 검찰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한편 국내 백수오 시장 1위 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2013년부터 TV홈쇼핑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홈쇼핑 6개사(GS·CJ·현대·롯데·NS·홈앤)가 모두 판매해 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내츄럴엔도텍의 지난해 매출은 1240억 원. 대부분이 백수오 관련 매출이고 70% 이상이 홈쇼핑을 통해 유통됐다. 천호식품 등 다른 브랜드까지 더하면 백수오 판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홈쇼핑 업계는 예정된 백수오 판매 방송을 모두 취소하고 인터넷 판매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차석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