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용만 회장 >
“시대가 시대인 만큼, 노사간의 원만한 타협으로 상생”
두산그룹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국내 주요그룹사 중 처음 도입하기로 해 주목된다.
국내 주요 그룹 중 두산그룹이 조기에 임금피크제 도입을 완료, 시행, 여타 그룹에도 영향르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산 내 BG사업부문이 그룹내 마지막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을 최근 확정한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1월 1일부터는 두산그룹 전 사업장에서 임금피크제가 실시될 계획이다.
두산그룹의 임금피크제를 도입은 박용만 회장이 기업경쟁력의 핵심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어서다. 박회장은 그동안 임금피크제를 현 세대와 미래 세대 간의 일자리 공존 방안으로 강조해왔다는 후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임금피크제를 실시한 지난해 전년보다 132.5% 늘어난 358명을 신규 채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58세는 20%, 59~60세는 30% 각각 하향 조정한 것. 노사간의 대화와 합의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만큼 제도의 취지를 적극 살리고 있다는 평가다.
SK그룹도 최태원 회장 출소에 맞춰 노조와 협의, 임금피크제를 모든 계열사에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경우는 내년부터 전 계열사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상태. 다만, 노조가 임금피크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어 실행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주요 그룹이 아직 임금피크제를 아직 실시하지 않은 가운데 두산그룹이 이를 전격 시행함으로써 반향이 예상되고 있다. 두산은 이미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지난해부터 임금피크제를 실시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재계의 한 관계자는 “주요그룹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데, 일부 노조측이 추진에 반발하고 있긴 하나 시대가 시대인 만큼, 노사간의 원만한 타협으로 상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임금피크제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서로 조금 씩 양보, 타협점을 찾아야 하고, 파업이나 타협에 시간을 낭비하는 등의 소모적인 노조의 행위는 없길 바란다”며 임금피크제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계속 고용을 위해 일정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조정하고 일정 기간의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 일자리 나누기인 워크 셰어링(work sharing)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워크셰어링의 본래 개념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지 않으면서 고용도 유지하는 대신 근무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미국·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공무원과 일반 기업체 직원에게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유사한 제도를 도입, 운용중이다. 인건비 부담 경감, 인사 적체 해소, 고용 안정 등을 위해 도입됐다. <김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