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1부(부장 임관혁)는 17일 최원병 회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경주 안강농협 전 이사 손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의 농협비리에 대한 의혹들이 점차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손씨는 농협중앙회 자회사인 농협물류의 협력업체 A사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사업 수주를 알선해주고 그 대가로 수억 원의 뒷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는 것. 검찰은 지난 10일 A사와 손씨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고 그동안의 사업 수주 과정에 특혜가 있었는지의 여부를 수사해왔다.
검찰은 손씨를 상대로 A사로부터 받은 뒷돈이 최 회장에게 흘러갔는지 여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씨는 지난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조직ㆍ자금책을 맡아 최 회장 당선의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월에는 고향인 안강 농협 조합장에 출마했다 낙선한 바 있 최 회장은 이후 농협중앙회가 안강농협조합장 당선자의 직무를 정지하는 등 조치를 취해 당시 최 회장이 손씨에게 조합장 자리를 주려는 것이 아니었냐는 주변의 얘기도 이번 수사에서 참고가 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정황의 손씨의 구속 여부는 검찰 수사 방향이 어디로 확대될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 같은 검찰의 수사는 다음 달 예정된 농협에 대한 국정감사에도 상당한 관심을 예고하고 있기도 하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김우남)는 내달 6일과 7일 이틀 간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 농협경제지주를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한다. 국감장에서는 검찰 수사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있을 전망인 가운데 이번 검찰의 수사는 농협 관계자 등의 촉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일요경제시사>와의 통화에서 “비리부분에 대한 보강수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로서는 수사 대상 범위를 수사 중인 만큼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비리부분에 대한 수사인 것이지, 정치적인 것은 아니다”며 확대해석을 지양하는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이 처럼 검찰 수사가 신중하게 진척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농협 계열사 의혹에 대한 건도 속도를 내고 있는 형국이다.
검찰은 지난 3일 NH개발의 협력업체인 H건축사무소와 F건축의 실소유주인 정모(54)씨를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한 가운데 10일 신상수 리솜리조트 회장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의 경우는 NH개발이 발주한 시설공사 21건의 사업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총 50여 억 원을 빼돌린 혐의다.
검찰은 NH개발이 정씨에게 현장소장에 적합한 인물 추천을 부탁하는 등 시설공사 과정서 정씨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한 점에 대해 보강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신 회장은 리조트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분양실적을 조작, 재무제표에 반영해 농협으로부터 많게는 수백억 원을 부당 대출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대출금이나 회삿돈 중 일부를 빼돌리는 수법으로 100억원 이상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김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