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제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 발표와 관련, 20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최 부총리 "구조개혁 입법 지연되면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연내 통과 호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결정은 미국 금리인상 등 불안이 확대되는데 대해 우리 경제를 차단하는 '방어벽'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지난 18일(미국 현지시간) 무디스가 한국 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한 데 대해 이 같이 진단했다.

그는 이어 “Aa2는 한국이 이제껏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최고의 등급이고, 올해 무디스가 부여한 투자적격 등급 국가 중 한국이 유일하게 상향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부총리는 또 "최근 3∼4개월간 일본·프랑스 등 선진국부터 사우디·브라질 등 신흥국까지 많은 나라의 신용등급이 하향됐다. 우리나라가 거의 유일하게 상향조정된 것은 경제 펀더멘털이 명확히 다르다는 점을 해외가 인정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무디스가 마지막으로 신용등급을 상향한 것이 이명박정부 후반이던 2012년 8월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등급 조정은 박근혜정부 3년간의 경제성과에 대한 총체적인 평가라는 측면으로 바라봐야 한다"고도 강조하고 "정부 출범 이후 어려운 대내외 여건이 지속됐지만 경제혁신 3개년 계획으로 내수를 활성화해 단기적인 성장모멘텀을 이어가고 구조개혁으로 장기적인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덧 붙였다..

그러나 최부총리는 "정부는 결코 자만하지 않고 올해 3분기 이후 어렵게 살려낸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이어가면서 당면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특히 “구조개혁이 후퇴하면 신용등급은 언제든 다시 떨어질 수 있다며 각종 구조개혁 입법이 하루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 관련 5대 법안,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기업 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등이 것을 두고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 부총리는 "구조개혁 입법이 지연되면 대내적으로는 경제 활성화 저해는 물론 대외적으로는 국가신인도에 매우 큰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해와 내년이야 말로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판가름하는 시기로, 올해가 가기 전에 구조개혁 입법안이 통과될 수 있기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신용 등급을 역대 최고 등급인 Aa2로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신용등급 상승으로 자금 유출 위험이 줄어든 것 등은 긍정적인 평가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대비를 철저히 해야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한국이 3대 국제 신용평가기관에서 Aa2 등급을 받게 된 것은 사상 최초로, 무디스가 Aa2 이상 등급을 부여한 것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서도 7개국에 불과하다.<김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