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경제시사 DB>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부인 노소영 관장은 이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불협화음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태원 회장이 내연녀에 대한 부당 지원 여부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주목되고 있다. 최 회장이 SK 계열사를 동원해 내연녀 김모씨에게 경제적 이득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에 SK그룹은 불법적인 측면이 없다는 완고한 입장이다. 

의혹에 대한 불씨는 재미 블로거 안치용씨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서 최태원 회장이 2010년 3월 싱가포르에 버가야인터내셔널유한회사라는 법인 설립 후에 그해 4월 내연녀 김씨 소유의 아파트를 24억 원에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한데서다.

안씨는 "이 아파트는 내연녀가 2008년 1월 SK건설로부터 15억5천500만원에 구입한 아파트로 최 회장이 내연녀를 위해 SK 해외계열사를 통해 회사공금으로 아파트를 매입해 줌으로써 공금 횡령의혹이 있을 수 있다"고 한 것. 안씨는 또 “최 회장이 수감 중이던 지난 2013년 10월 한남동 집을 고교 동창에게 사들인 것이 내연녀를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SK 측은 "해당 아파트가 당시 미분양이었고 그런 점에서 오히려 SK건설을 도와준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가 끝나고 2010년에는 부동산시장 활황이 되면서 가격이 오른 것으로 이를 그 당시 세대로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SK 측은 또 “김씨 또한 나름 재력가 딸이라는 점에서 안씨의 주장은 가치가 없다”고 강하게 일축했다.

SK 관계자는 <일요경제시사>와의 통화에서 "안씨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 해당 아파트도 그렇고, 한남동 집의 경우도 SK텔레콤이 임대해서 해외 손님 숙소 등으로 사용하던 것으로, 임대기간이 끝나고 동창이 최 회장한테 구매를 부탁해 사게 된 것 뿐이다. 최 회장은 당초 그곳에 살 생각이었으나 언론에 알려지면서 파파라치 등이 자주 나타나면서 그냥 빈집으로 두게 됐다"고 해명했다.

SK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가운데 이혼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SK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소송으로 가면 재산분할이 불가피하다. 최 회장의 재산 대부분이 SK그룹 지분이라 재산 분할이 이뤄진다면 그룹 지배구조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최 회장이 재산분할 과정에서 노 관장에게 SK㈜ 지분 일부를 넘겨줄 경우 그룹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

최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인 SK㈜ 지분 23.4%를 비롯해 SK케미칼 0.05%, SK케미칼 우선주 3.1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분 가치는 약 4조원으로 추산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도를 얼마나 인정하느냐에 따라 재산분할의 규모가 달라질 수 있는데, SK그룹이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해 이동통신사업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발휘됐다는 관측이 있기 때문.

일각에선 지분을 일부 노 관장에게 넘기더라도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보유한 지분을 합하면 최 회장이 지주회사인 SK㈜의 경영권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