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약사법, 인터넷규제 강화, 관세법서 ‘고민’

지난해 약 2만여 건 불법 온라인 의약품 판매 사이트 차단

온라인에서 의약품 거래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위한 법규가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관계 당국 간 온라인에서의 의약품 판매를 놓고 이견이 도출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표방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전자거래 활성화 인터넷 규제 완화 차원의 미래창조과학부, 수입 주무 당국인 관세청의 행정 시행에서 일관성을 요구하고 있는 것.

식약처는 온라인상에서의 의약품 불법 유통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요컨대 의약품 해외 직구는 모두 불법이다.

최근 1년 이내 해외 직구로 구입한 물품 중에는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가장 많고 비타민 등의 종합영양제, 스테로이드제, 발모제 등의 순이다. <일요경제시사>가 취재한 결과 식약처는 이에 따른 ‘불법 유통’과 관련 지난해 약 2만여 건에 달하는 조치를 통해 온라인 의약품 판매 사이트를 차단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국내외에서 의약품의 온라인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창조과학부의 지난 2013년 전자상거래 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안전상비약 온라인 판매 정책의 추진이다.

미래부가 인터넷 규제를 개선, 안전상비의약품의 국내 온라인 판매 허용을 검토한 것. 이는 약사법을 개정해야 하는 사안이어서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의견이 중요하다. 복지부는 반대 의사를 표명한 상태.

현행법에서는 약사법에 따라 전문의약품을 복용할 시에는 평소 복용하던 약이라도 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만 약국에서 구입할 수가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직접 구매한 ‘자가 치료용’ 약의 경우 관세법을 적용받아 처방전이 없이도 6병 이하까지 국내에 반입할 수가 있다는 점이다.

의약품 판매와 관련, 부처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관세법에서 과세와 면세의 기준이 되는 판매 목적이 아닌 소액의 수입 물품 이른바 ‘자가 소비’여부가 쟁점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통관 시 처방전 없어도 6병 까지 반입

특히 관세법에서는 통관 시 처방전이 없으면 6병 이하까지 들여 올수 있고 처방전이 있을 경우에는 최대 3개월 치의 약까지 반입할 수가 있다. 각각의 분량을 초과할 경우에는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약사법과 관세법에서의 해석이다.

이와 관련 관련법 간 일관성 결여와 부처 간 입장 차로 일관된 법을 도출해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른 물품과는 달리 국민의 건강 안전과 직결된 부분이란 점에서다. 편법과 불법을 조장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는 점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관련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일요경제시사>와의 통화에서 “국민 안전을 위해서는 꼭 모든 의약품은 처방전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위급하거나 국내에서 극히 구입이 어려운 부분의 의약품 등을 제외하고는 자가소비의 경우도 일정 부분에서 처방전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부의 한관계자는 “인터넷 규제를 개선하는 차원에서 상비약의 국내 온라인 판매 허용을 검토한 것입니다. 의약품에서의 처방전을 등한시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둡니다. 어디까지나 인터넷 규제 완화와 국민의 선택권을 위한 조치라는 점이고, 전자 상거래의 활성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관세청의 한 관계자는 “법에서 명시하는 ‘처방전 요건’에 따라 ‘자가소비 범위’가 기준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는 복지부나 식약처 외에도 이해관계 부처 등은 물론 여러 관점에서 넓게 봐야 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오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