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약 뿐 아니라 비누 샴푸 등 화장품에도?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 함유 논란에 이어 화장품 등에도 문제의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의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27일 “가습기살균제성분인 CMIT·MIT(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메칠이소치아졸리논)가 함유된 원료물질이 아모레퍼시픽뿐 아니라 30개 업체에 공급됐으며 30여개 업체가 이 물질을 이용해 비누, 샴푸, 구강 청결제를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CMIT/MIT는 가습기 살균제에 사용된 화학물질로 폐 섬유화 등을 일으킬 수 있어 유해성 논란이 이어지는 물질.

가습기살균제 성분 CMIT·MIT를 공급한 업체는 미원상사이며 이 원료물질은 아모레퍼시픽뿐만 아닌 30개 업체에 납품된 것으로 드러난 것.<표>  

이에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습기살균제 속 논란이 된 성분인 CMIT·MIT가 함유된 아모레퍼시픽의 ‘메디안 치약’ 등 11개 제품에 대해 긴급 회수 조치를 했다.

식약처는 회수 조치한 제품들이 원료 공급업체인 미원상사에서 CMIT·MIT가 함유된 원료물질을 공급받아 제조한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 가습기 살균제 원료는 애경산업, 코리아나화장품, 코스모코스, 서울화장품, 대봉엘에스, 에스티트레이딩, 이현에프엔씨 등에 공급됐고 이를 세정과 관련된 생활용품을 만드는데도 사용, 파문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 의원은 “30개 업체가 이 원료물질을 이용해 치약, 샴푸, 구강청결제 등을 만든 것은 확인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의약외품 소관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에만 맡겨두지 말고 환경부가 나서서 해당 제품을 찾아내고, 전수조사를 통해 원료물질이 얼마나 유통됐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관련 환경부는 관련 고시 등의 행정조치 등 대책에 들어가는 한편 식약처는 해당 성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는지 확인을 위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미원상사가 문제 원료를 더 납품한 곳이 있는지의 여부에도 파악에 나섰다.

식약처는 추가로 조사 대상이 되는 제조사의 제품들이 회수 조치를 할 만큼 문제 성분을 기준치 이상으로 사용했는지의 진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CMIT/MIT는 화장품의 경우, 물에 씻는 제품과 의약외품 중 외용제인 구강청결제의 함량을 최대 15ppm까지 각각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치약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27일 “치약 제품 11종에서 가습기 살균제 속의 문제 성분인 CMIT·MIT 검출은 이번에 알게 됐고, 문제성분인 것을 모르고 원료로 사용했다”며 “해당 제품은 구매 일자나 사용 여부 상관 없이, 영수증 없이도 교환·환불이 가능하다”고 전했다.<김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