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조합원 피해와 주택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

부동산신탁사들 초과이익 환수제 회피 등 ‘조합에 환상’

“신탁방식도 초과이익환수 회피 어려워”…“조합에 정확한 정보 전달해야”

한국자산신탁 등 8개 기관 불러 회의…건설사·감정평가업계에도 전달 방침

최근 국토교통부가 부동산 신탁사들에 과도한 재건축 경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재건축 추진단지에 부동산 신탁사들이 사업권을 따기 위해 과도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부동산신탁사들은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피하게 해주겠다는 등 재건축 부담금 회피 방법으로 신탁사업의 효과를 과대 포장, 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2일 국부토부는 지난달 31일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코람코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코리아신탁, 하나자산신탁, 금융투자협회 등 8개 사들과 재건축 사업 신탁방식 추진에 대한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신탁사가 재건축 부담금을 과도한 홍보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재건축 조합원 피해와 주택시장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 주의를 당부하고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국토부는 또 시장 과열이 우려될 경우 정부가 나서 적절한 조처를 하는 등 선제 대응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탁사들이 재건축 사업에서 시장과열을 부추겨 가격이 이상 급등할 조짐을 보일 경우,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등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현재 재건축 시장은 서울에서만 여의도 시범·공작·수정아파트를 비롯해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맨션2차,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차,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 궁전아파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등이 신탁방식의 재건축 사업을 추진 또는 검토 중이다.

부동산 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재건축 사업의 시행사로 참여할 경우 조합설립 절차가 필요 없어 사업기간을 최대 1∼3년까지 단축할 수 있고, 신탁사가 사업을 주도, 기존 조합방식보다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방식을 일부 신탁사들이 적용해 재건축 절차가 빨라져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을 피해갈 수 있을 것처럼 홍보하는 등 조합에 과도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토부는 신탁사에 이어 곧이어 건설회사와 감정평가업계 등에게도 과도한 재건축 수주경쟁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요컨대 최근 과천 주공1단지처럼 지나친 수주경쟁 과정에서 높은 분양가를 받을 수 있을 것처럼 호도하는 경우와 예상되는 재건축 부담금을 축소해 홍보하는 등 진실을 왜곡하는 행태들이 파악되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감정평가 업계에도 이로 인해 시장이 혼탁해질 수 있다는 점을 피력할 방침인 것.

국토부는 이번 신탁사 들과의 회의에서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개정으로 신탁방식에 의한 재건축 사업도 초과이익 환수제 적용 대상으로 신탁업자가 재건축 부담금을 납부해야 하며, 신탁업자가 사업 시행자로 최초 지정 승인된 날이 부담금 부과 개시 시점”이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했다.

이와 함께 “재건축 부담금을 피하려면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야 하는데 사업시행 인가단계부터 관리처분 신청까지만 해도 평균 8개월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과 결국 현재 사업승인인가를 마친 경우에나 환수제를 피해갈 수 있는 만큼 재건축 조합들에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달라”고 피력했다.<김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