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서울시>

근현대 ‘개발 역사 45년간’이 생태·문화 어우러진 보행 길로

가나다순 식재된 다양한 식물에  ‘은하수’ 연상하는 야경도

다음달 17일까지 20여개의 다양한 축제와 문화 프로그램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를 탈바꿈 해 선보인 국내 첫 고가 보행길 ‘서울로 7017’이 20일 오전 10시 개장됐다. 이날 오전부터 서울로 7017에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인근 서울역 일대 청파동과 만리 동에 사는 60~80대 주민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가족 단위와 20~30대 젊은 층들도 많이 찾아 새로운 ‘서울의 멋’을 느꼈다. 

고가 위에 식재된 다양한 식물과 구비된 편의시설을 마음껏 감상했다. 서울로 7017로 재탄생한 서울역 고가를 새삼 되새기는 계기도 됐다. 서울시는 개장일 오전에 1만2200명, 오후 2시까지 합해 2만4705명이 찾았다고 전했다.

산업화가 한창이던 1970년대 교통난 해결을 위해 건설된 이 고가는 지속적인 보수에도 노후화로 도로 기능을 상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교량 안전 문제도 제기되는 등의 문제를 야기했다.

 서울시는 이곳을 철거하고, 보행 길로 재생하는 방안을 고안, 3년여 간 준비를 거쳐 이날 개장하기에 이른 것이다. 한국 근현대 개발의 역사와 45년간을 함께해온 서울역 고가가 생태·문화가 어우러진 보행 길로 거듭난 것. 이 길에는 생태문화가 장관을 이룬다.

서울시는 이 곳에 50과 228종 2만4085주의 나무를 심어 공중수목원을, 축제와 공연이 펼쳐지는 장방형 녹지광장인 만리동 광장(1만480㎡)과 인형극장(담쟁이극장), 거리 무대인 장미무대·목련무대, 방방놀이터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시설도 각각 마련, 서울시민은 물론 관광의 명소로도 그 가치를 선보이고 있는 셈이다.

총 17개 보행 길도 마련된 이 길은 가장 동쪽 통로인 퇴계로, 남대문시장, 회현동, 숭례문, 한양도성, 세종대로, 서쪽으로는 공항터미널, 청파동, 만리동, 손기정 공원, 중림동, 서소문공원까지 연결되어 있다. 인근 호텔마누와 대우재단빌딩을 잇는 공중 연결 통로에서는 카페와 베이커리, 레스토랑 등 식당가도 이용이 가능하고 남산공원과 숭례문으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특히 가나다순으로 식재된 다양한 식물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서울로 7017의 상부(1024m)에 구기자나무를 비롯 회양목까지 가나다순으로 식재되어 있다. 만리동 광장에 대왕참나무와 황금 측백이, 퇴계로 교통섬(1800㎡)에는 수수꽃다리와 개나리 등이 심어졌다. 네덜란드의 건축·조경 전문가 위니마스(Winy Mass)가 설계했다고 한다.

또한 계절적 특성을 반영하는 사계절 축제도 열린다. 만리동 인근의 장미무대와 퇴계로 인근의 목련무대에서는 ‘플라워축제’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연중 개최된다. 장미무대에서는 가족단위 관람객을 위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비롯 목련무대에서는 평일 점심시간과 주말 시간대에 인근 직장인과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놀이 프로그램을 열어 꽃의 내음을 맛 볼 수 있다.

분위기도 한층 달구고 있다. 서울시는 ‘은하수’를 연상하는 야경을 위해 111개 통합폴(조명·태양광·CCTV·비상벨·Wifi 등이 함께 설치된 가로등)에 총 555개 LED 조명과 551개 수목화분(tree pot)을 둘러싼 원형 띠 조명도 설치하는 한편 안개분수대와 특별한 날을 위한 조명쇼 등도 마련, 찾는 사람들에게 밤 낮을 즐겁도록 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고가에서 다음달 17일까지 20여개의 다양한 축제와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김미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