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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현지르포> 베트남 전통 결혼식 현장 직접 가보니

 by : sunday-etimes | 작성일 : 17-10-31 22:51
조회 : 10,876  

신부 집에서 결혼 승낙을 받은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에게 차를 대접하는 모습.<사진/양승진 기자>


신부-신랑 집서 한 번 씩 2번 올린다  


베트남 전통 결혼식은 우리나라 1970년대 풍경을 꼭 빼닮았다.

앞마당에 포장을 치고 돼지와 닭, 오리를 잡아 푸짐하게 상을 차려 손님들을 극진히 대접한다. 친인척은 물론 동네 주민들까지 모여 한바탕 축제로 치러진다. 심지어는 길손까지 맞아 음식을 대접할 정도다.

예전에는 약혼식과 결혼식을 구분해 치렀지만 지금은 이걸 붙여 이틀 간 결혼식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먼저 신부 집에서 혼례를 올리고(약혼 식) 뒷 풀이가 진행되면 신랑 집에서는 본격적인 혼례 준비에 돌입한다. 다음날 아침 신부 집에서 신부와 부모, 일가친척을 모 시고 와 신랑 집에서 결혼식을 하고 뒷 풀이를 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베트남도 결혼식 문화가 점점 예식장 문화로 대체돼 갈수록 전통이 희미해지고 국제 결혼 또한 많아지다 보니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1일차= 멀고 먼 신랑 집

호치민에서 메콩델타를 거쳐 껀터로 간 후 그곳에서 신랑집으로 갔다. 껀터까지는 슬리핑버스를 탔고, 신랑집까지는 택시를 대절해 두 시간 정도 걸린 듯하다.


신랑집에 도착하니 어느새 밤중이었다. 대문엔 달빛을 받아 별이 펄럭이는 베트남 국기가 내걸렸다. 집안으로 들어서니 왁자지껄 했다. 막내 결혼식을 앞두고 울타리 안에 같이 사는 형제들이 다 모였고, 가까운 친척들도 일행을 반가히 맞았다.


새신랑과 함께 남정네들은 저녁 겸 술자리를 가졌다. 얼음이 든 잔에 맥주(타이거)를 담아 건배로 “못 하이 바 요(1, 2, 3, 4)”를 외치고 여기에 “짬(다 마시기)”이 한참이나 이어졌다.

베트남은 더운 날씨 때문에 맥주에 얼음을 넣어 먹는 게 독특한데 현지인들은 박스로 먹어도 끄떡없다. 어느 정도 술자리가 이어지다 다음 날 신부 집으로 가기 위해 잠자리에 들었다.


◇2일차= 신부 집에서 하는 결혼식

아침 7시 신랑 집은 부산했다. 대문에 결혼식을 알리는 꽃 장식이 아치 모양으로 설치됐고, 마당에도 행사를 치르기 위한 무대와 식탁 등이 큰 천막 아래 놓였다. 

신랑은 결혼식을 주관하는 제사장 같은 분의 지도로 제단 앞에서 절하는 법 등을 배우느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오전 9시가 지나자 신랑 부모는 조상에 제례를 올렸다.


오늘은 특별히 막내아들이 장가를 가는 날이어서 더 경건해졌다. 제단 앞을 보니 신부집으로 가져가기 위해 붉은 보자기에 싼 6개의 쟁반이 놓였다. 술(XO), 쿠키, 미원, 설탕, 금박상자에 담긴 차 등이었다.

오전 10시가 됐을까 파란양복에 나비넥타이를 맨 신랑과 양복을 입은 아버지, 황금색 원피스를 입은 어머니 등 가족들이 신부집으로 가기 위해 채비를 했다. 예전에는 전통복장을 입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양복으로 대체돼 전통을 가미한 현대식 결혼인 셈이다. 그래도 색깔은 맞췄다.


오늘의 운송수단은 오토바이였다.

신랑도 오토바이를 직접 몰고 아버지와 어머니도 오토바이 뒤에 올라 20여분 떨어진 신부집으로 향했다. 20여대의 오토바이가 시골길을 쌩쌩 달렸다. 모든 탑승자가 헬멧 착용은 필수였다. 단속이 심해 동네를 다닐 때도 무조건 헬멧을 써야하니 결혼식 날이라고 예외는 없었다.


​오전 10시20분께 신부집으로 들어서는 골목길에 신랑 아버지를 필두로 향과 차를 든 신랑 뒤로 꽃장식과 6개의 붉은 보자기를 덮은 선물이 늘어섰다.

신부집은 집이 작은 탓에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둔 이웃집 5곳과 함께 손님을 맞았다.

신부집에 들어선 신랑은 향을 피웠고, 6개의 붉은 보자기에 담긴 선물을 제단 앞에 차렸다.


오전 10시40분쯤 신랑아버지는 붉은 대형 초를 들고, 신부아버지는 향을 피워 제단에 올렸다. 이어 신랑은 신부 부모로부터 결혼 승낙을 받아 제단에 절을 올리고, 축하객들에게 큰절을 했다.

신랑과 신부는 제단 앞에서 팔찌, 목걸이, 반지 등을 서로 끼워주고, 부모들에게 차를 대접하면서 공식 행사는 끝났다.


이어 신부 집에서 파티가 시작됐다.

부모가 앞장서고 신랑신부가 무대에 오르자 사회자는 축하의 의미로 팡파르와 함께 폭죽을 쐈다. 샴페인을 와인 잔에 흘려 부모에게 건네고 신랑 신부만 남아 키스 타임을 갖는 등 한참 왁자지껄한 무대를 꾸몄다.


신부집 골목과 이웃집에는 정성껏 차린 식탁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빼곡했고, 신랑신부는 좌석을 돌며 인사를 했다.

술과 노래가 이어지다 12시 무렵 신랑을 필두로 아침에 신부집으로 갔던 사람들은 다시 오토바이에 올라 신랑집으로 향했다. 신부집에서는 밤늦게까지 파티가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신부집에서 약혼식(결혼식)이 끝나면서 이젠 신랑집 차례가 됐다.

오후 1시쯤 돼지를 실은 트럭이 도착하면서 신랑집의 잔치 분위기는 고조됐다. 돼지 한 마리를 잡고 부위별로 나뉜 돼지는 동네주민들의 솜씨로 갖가지 음식이 됐다. 이날 잡은 돼지는 도살비 포함 539만동(27만원)이었다. 오리도 여러 마리 잡아 풍성하게 했다. 맏아들이 오리 농장을 해 오리 조달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동안 더위에 지친 아이들은 집 앞 냇가에서 미역을 감고 어른들은 동네 구멍가게에서 카페(커피, 200원)로 무료함을 달랬다. 여자들만 그 더운 날씨에도 불을 때가며 음식을 만들었다.


저녁나절이 되자 전야제 행사를 위해 친인척은 물론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을 차지했다. 밤 9시 팡파르가 울리며 전야제가 시작됐다. 돼지, 오리로 만든 여러 가지 음식과 함께 상엔 45도나 되는 술도 올려졌다. 더운 날씨에 독한 술은 모두를 지치게 했지만 사회자와 악단, 가수 2명이 돌아가며 흥을 돋워 동네가 떠나갈 듯했다. 친인척과 동네주민 등이 마이크를 잡으며 밤은 점점 더 깊어졌다.


◇3일차= 신랑집 결혼비용 2억9940만동(1500만원)

신랑집에서 하는 결혼식 아침이 밝았다.

신랑 집 대문에는 한껏 치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대문 좌우엔 신랑 신부 웨딩 사진을 비치해 결혼식을 알렸다. 그 옆으로 붉은색 부조 함이 놓였고, 아가씨 두 명이 행사장에 입장하는 손님에게 스티커를 달아줬다. 부조 금도 모두 붉은색 봉투에 담겨 통속으로 향했다.


언제 왔는지 풍선을 파는 아저씨가 나타나자 온 동네 꼬맹이들이 모여들어 잔치분위기를 띄웠다.

10시 무렵 신부를 데리러 갔던 일행들이 돌아오는 오토바이 소리로 요란했다. 흰색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맨 신랑이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신부를 뒷좌석에 태워왔다.



신랑과 신부, 양가 부모들이 먼저 입장하고 그 뒤를 붉은색 원피스를 입은 처녀 4명이 붉은색으로 감싼 선물을 들고 입장했다.

이어 제단 앞에서 신랑 신부가 절을 하며 결혼식이 진행됐다.

남자들은 제단 앞에 앉았고, 여자들도 한쪽에 자리를 잡았다. 붉은색 보자기에 담긴 선물도 제단 앞에 놓여졌다. 신랑 신부가 양가 부모에게 절을 하고 차를 건넸다.


이어 신랑아버지가 큰 쟁반에 부조돈을 받아 가지런히 정렬했다. 베트남 화폐는 아래쪽으로 가고 100달러짜리 지폐들이 쟁반을 가득 덮었다. 그렇게 걷혀진 돈은 신랑신부에게 전해졌고, 양가 부모는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결혼식 공식행사는 이것으로 끝이 났다.


오전 10시40분께 2부 무대가 열렸다. 양가 부모의 입장에 이어 신랑신부가 뒤를 따르면서 파티가 시작됐다.

사회자는 결혼식이 원만히 진행됐음을 알리고 샴페인을 터트려 한 잔씩 권했다. 부모가 퇴장하자 신랑 신부는 서로 예물을 건넸고, 폭죽과 함께 키스를 하며 사랑을 약속했다.


이어 가수들이 무대를 이끌자 분위기는 점점 더 고조됐다.

거나하게 낮술이 오른 친인척과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무대를 휘어잡으면서 동네는 떠나갈 듯 했다.

오전부터 이어진 파티는 엄청나게 쌓여진 맥주가 동이 난 오후 늦게 서야 끝이 났다. 음식도 대부분 바닥을 드러냈다.

이렇게 해서 이틀에 걸친 결혼식이 모두 끝났다.


떠들썩했던 결혼식이 끝난 동네는 마치 절간처럼 조용해졌다. 결혼식 비용이 궁금해져 물어봤더니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낸 것은 현찰 200만 원(한화)과 금 30돈(600만 원)이었다. 음식 준비와 가수 초청, 사진 비디오 촬영 등으로 모두 2억9940만 동(1500만 원) 정도 소요된 듯했다.

 

베트남 전통결혼식이 보통 2억동(1천만원) 정도 하니 막내 결혼식은 좀 더 후하게 치른 셈이다.

아빠 내량퐁(55), 엄마 훈티아(55), 신랑 내량니(24), 신부 윈디강(21)의 결혼식은 이틀간 연인원 300여명의 축하 속에 그렇게 막을 내렸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축하하고 행복한 날만 쭉 이어지길 고대해 본다.

                                                                    <베트남 연착/ 양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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